발달장애 청년의 고용은 단순한 취업 기회 제공을 넘어 사회적 자립과 경제적 독립, 그리고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그러나 발달장애 청년은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직무 적응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일반 청년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법적 제도, 맞춤형 직업훈련, 현장 지원,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달장애 청년 고용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영국, 일본의 발달장애 청년 고용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제도와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1. 미국 – 지원고용과 직업재활 서비스
미국은 발달장애 청년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고용(Supported Employment)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직무 코치(Job Coach)가 장애 청년의 근무 현장에 직접 배치되어, 초기 적응부터 직무 수행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직무 코치는 업무 방법을 설명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돕고,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년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 강도를 줄여 나가는 방식입니다.
또한 미국은 직업재활법(Rehabilitation Act)과 장애인교육법(IDEA)을 통해 발달장애 학생의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업을 연계합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전환 서비스(Transition Services)’를 제공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실제 직업 현장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역 기업에서 인턴십을 경험하고, 이후 정규직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한 Ticket to Work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이 사회보장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취업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 청년은 경제적 불안감 없이 취업을 준비할 수 있으며, 고용주 역시 연방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아 장애인을 고용할 유인을 갖게 됩니다. 미국의 사례는 제도와 현장 지원이 결합된 종합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2. 영국 – 지원고용과 고용보조금 제도
영국은 평등법(Equality Act 2010)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의 고용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맞춤형 고용 지원 제도를 강화했습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Access to Work 프로그램입니다. 이 제도는 발달장애 청년이 직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조 인력을 제공하고, 보조기기나 교통비를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이 발달장애인을 채용할 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국은 Supported Internship 프로그램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이 실제 직장에서 6개월에서 1년 동안 훈련받을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직무 코치와 멘토가 함께 배치되어 업무 수행을 돕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규직 고용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NHS(국가보건서비스)와 같은 공공기관은 이러한 인턴십을 적극적으로 제공하여 사회적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또한 고용주에게 장애인 고용보조금(Employer Subsidy)을 지급하여 발달장애 청년 고용을 촉진합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발달장애 청년을 채용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인건비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제도 덕분에 영국에서는 발달장애 청년의 고용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공공부문과 서비스업에서 고용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3. 일본 – 법적 의무와 지역사회 연계
일본은 장애인고용촉진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장애인 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청년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아 기업 고용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특징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긴밀한 연계입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특별지원학교’와 지역 기업이 협력하여 발달장애 학생에게 직업 체험과 현장실습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졸업 직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본은 지역 장애인 고용·생활 지원센터를 운영하여 발달장애 청년과 가족에게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센터에서는 직업적성 검사, 구직 알선, 취업 후 직장 적응 지원까지 전 과정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일본은 발달장애 특성을 고려해 반복 학습과 구조화된 업무를 제공하는 직무 환경을 조성하고, 직무 코치가 기업과 청년 사이에서 조율 역할을 합니다.
일본 정부는 또한 기업이 발달장애 청년을 채용할 경우 직업훈련 비용과 보조인력 배치 비용을 보조하여 기업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역사회 연계형 모델은 발달장애 청년의 지속적인 고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에서도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고용 격차가 크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미국은 지원고용과 직업재활 제도를, 영국은 고용보조금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일본은 법적 의무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발달장애 청년 고용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들 사례를 참고하여 제도적 기반과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발달장애 청년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포괄적 고용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